 2008/5/2(금) | |
 일상-1 시장 가기 전 우리 채소 광을 보니 작은 감자 4개, 양파 4개, 마늘 몇 통이 전부네요. 여기는 양파 크기가 보통 우리 마늘 한 통 크기입니다. 색 갈은 보라색이 많고 흰색은 좀 크기는 하나 단단하지가 않습니다. 오늘은 시장을 좀 더 많이 보아야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채소광인, 할머니들 말로 보루바꾸 즉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을 다 비우고, 털어 햇볏에 말리려니 혹시 누가 가져 갈 것 같아서 옆에 빗자루랑 다른 것들을 걸쳐 두었지요. 사실 필요한 사람들이 먼저 쓰게 하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보루바꾸 상자가 유일한 우리 채소광이랍니다. 한국에서는 남아도는 그 많은 상자가 이곳에서는 매우 귀하답니다. 비닐봉지와 휴지조차도 귀하답니다. 이 상자도 한국에서 온 것이네요. 며칠 전에는 스카치 테이프로 찢어진 곳을 다 기워 놓았으니 한참은 잘 사용 할 것 같습니다. 특별히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것 보다 그저 비슷하게 살아보려고 합니다. 이곳 에티오피아에서는 소고기가 한국에 비해 쌉니다. 좋은 고기 1 킬로그램에 약 4천 오백원 정도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순절이어서 고기를 살 수가 없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동방 정교회 신자이어서 재를 지키기 때문에 고기 집 문을 아예 닫아버립니다. 물론 도시에는 몇 곳에 외국인을 위한 상점에서 살 수가 있습니다. 4월 27일이 이곳 동방정교회의 부활 대축일이니 그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살 수 있는 것이 정해져 있습니다. 감자, 양파, 당근, 풋고추, 아이구 배추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지고 온 고추 가루가 있으니 다시 김치를 담가야지요. 우리 수녀님표 김치가 일품이랍니다. 비밀인데 알려드릴까요? 먼저 양파 몇 개를 크게 썰어 푹 곱니다. 다시마와 함께 고우면 좋지만 다시마가 이곳에서는 귀하니 양파만 넉넉히 넣어 끓이는 것이지요. 그 물에 고추 가루를 풀어 한밤 재웁니다. 양파 건데기는 곱게 으깨서 그대로 넣고 마늘 몇 개 다져서 배추와 버무리면 그 맛이 일품이랍니다. 한번 시험 해 보세요. 아하 잊어버렸네요. 생강도 나온답니다. 그럴 때면 생강 몇 쪽도 함께요. 여기서는 원 하는 물품이 항상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심지어 빵 까지도 항시 있는 것이 아니고 있을 때는 있고 없으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재미 있는 것은 물건을 살 때 깍아 주거나 더 주는 것이 없습니다. 예를 들면 아침에 물건이 많이 있을 때 좋은 것 골라서 사가든지 마지막에 남은 지꺼기든지 가격은 꼭 같고 더 주는 것도 없습니다. 정으로 한 개 더 준다는 것은 여기서는 아주 아주 드문 일입니다. 지금까지 꼭 한번 경험이 있거든요. 바나나 한 개이었지요. 그날 우리가 감동했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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