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6(목)

스께이 아줌마   스께이 아줌마 스께이 아줌마는 이곳 500인의 식탁에서 식사준비를 해주는 아줌마입니다. 처음 이분을 뵈었을 때는 좀 선뜻 내키는 분은 아니었지요. 이곳 원주민이신데, 미인도 아니시구요, 병이랄 정도로 지나치게 뚱뚱하고 가슴도 비정상적일 정도로 컷으니까요. 어린이들에게 저런 분이 괜찮을까? 할 정도였지요. 그런데 좀 있어보니 웃는 모습이 정말 예쁘셨어요. 우리는 이분의 웃음에 그만 반해 버렸답니다. 해맑고 순진한 웃음이시지요. 성격도 명랑하고 밝은 분이지요. 남편은 돌아가시고 자녀분들도 없답니다. 여자 아이 하나와 살고 있어 딸 인줄 알았는데 조카랍니다. 이 아줌마는 영어를 모르구요. 우리는 이곳 지방어를 모르지만 우리는 서로 잘 통합니다. 이곳 지방어로 좋다는 말이 “꼰조” 인데요, 우리는 이 꼰조라는 한 단어로 무엇이든지 서로 표현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무엇이든 서로 다 이해합니다. 손짓과 웃음, 표정들을 곁들이면서 말입니다. 이분과 서로 이야기 하노라면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서로 통하니 마음도 활짝 열리는 느낌입니다. 한번은 저녁 외출을 했습니다. 이곳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큰 축제일이며 국경일인 십자가 축일 전야에 말입니다. 이곳은 동방정교회가 대다수인지라 이 축일을 제일 크게 지냅니다. 우리는 저녁 초대를 받아 어둑어둑한 길은 걷고 있었지요. 이 날은 온 에티오피아가 연기가 자욱합니다. 교회마다, 집집마다 혹은 몇 집들이 모여 예식을 하며 불을 피웁니다. 그리고 이곳 수도인 아디스 아바바의 제일 크고 아름다운 광장에선 전국에서 모여든 동방정교회의 사제들과 가톨릭 사제들 프로테스탄 목사들 즉 모든 크리스챤들이 함께 모여 이 불 예식을 하는데 정부요인들과 각국 대사들이며 외교관들도 모두 참석한답니다. TV를 보았는데 정말 대단했습니다. 정말로 온 나라가 향긋한 연기에 쌓여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스께이 아줌마 이야기를 하다가 옆길로 새버렸네요. 우리는 어둑한 길을 걷고 있었지요. 그런데 어둑한 길모퉁이에서 스께이 아줌마가 풍로에 불을 피우고 옥수수를 구워 팔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반가워서 얼싸 안았습니다. 그리고 부지런히 살아가고 있는 그분의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이곳의 많은 분들이 좀 게으른데 말입니다. 우리 옛 시골에서 사용하던 풍로 같은 곳에 숯을 피워 구운 옥수수는 새까맣게 타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우리는 초대받은 집에 드리려고 가져가던 바나나를 나누어 드렸습니다. 옥수수를 좀 더 맛있게 편리하게 구을 수 있는 간편한 도구가 없을까? 우리는 그분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한국인으로서의 정이 뭉클 솟아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