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7/6(월)

아프리카의 별   이곳엔 정전이 자주 됩니다. 금년엔 더 심합니다. 세계 긍융 위기의 여파로 하루걸러 하루씩 아침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정전입니다. 요즘은 이곳이 우기 철이라 하루 한번은 비가 옵니다. 그런데 전기가 귀하게 오는 날에도 비가 오려고 조금만 우르릉 거려도 다시 몇 시간씩 정전이 됩니다. 냉장고에 무엇을 저장할 수가 없습니다. 컴퓨터도 할 수 없구요. 고국 향수가 배어나는 KBS 뉴스와 드라마도 볼 수 없지요. 그러나 멋진 일이 하나 있지요. 어두워지는 밤, 우리는 여유롭게 이리저리 거닐며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이곳엔 별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초저녁부터 금방 하늘엔 별들이 빼곡히 들어섭니다. 반갑게도 고국에서 보던 별들도 보입니다. 오리온 좌도 보이구요. 북두칠성도 보입니다. 동심으로 돌아가 동요를 부르기도 하지요. 대부분이 별 노래들입니다. -서산 넘어 햇님이 숨박꼭질 할 때엔 수풀 속에 새집 하나 초불 하나 켜 놨죠. 아니 아니 아니죠. 켜논 초불 아니죠. 저녁 먹고 놀러 나온 아기별님이지요.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넓고 넓은 밤하늘엔 누가 누가 잠자나... -둥군 달 밝은 달... -해는 저서 어두운데... 자꾸 부르다보면 잊었던 가사들이 기억납니다. 우리 동요들이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됩니다. 때론 구수했던 옛 유행가들도 떠올라 흥얼댑니다. 감정과 정취을 고조시키려 한껏 목청을 올려도 봅니다. 그러노라면 어떤 땐 너무 우서워 배가 아플 정도로 웃곤합니다. 우리는 구세대라보니 지나간 옛 유행가들이 더 정겹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들을 만든 작곡가와 작시자들의 유머러스하고도 때론 짓궂은 리듬과 가사들이 우리들의 심금을 울리고 감정을 풍요롭게 해줍니다. 이렇듯 아프리카의 생활이 영글어 갑니다. 후일 이곳이 그립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