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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6/20(토)

한 어린이의 죽음   며칠 전 이곳 500인의 식탁 급식 어린이들 중, 나티나엘 이라는 7세된 어린이가 에이즈로 죽었습니다. 엄마는 작년에 돌아가셨답니다. 7세로 인생을 마감한 이 어린이의 영혼을 위해 기도도하고, 이곳 장례풍습도 보고 싶어 갔습니다. 10여명의 이곳 급식아이들이 꽃 화한을 만들어  벌써 옛 벗이 되어버린 친구를 위해 들고 갔습니다. 어린이들이지만 모두들 숙연한 표정으로 저마다 죽음이라는 세계를 헤아리고 있는 듯 했습니다. 나티나엘의 집은 이곳 빈민들의 대다수의 집이 그러하듯 움막 같은 남루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린이의 장례인데도 천막도 쳐 놓고 많은 분들이 와 있었습니다. 제가 가자 한 아주머니가 저를 나티나엘의 관이 있는 방으로 안내했습니다. 작은 관이었습니다. 저는 잠시, 겉으로는 비참했던 짧은 인생을 살고 간 이 어린이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한 할머니가 한참을 목 놓아 우셨습니다. 밖에는 장례 손님들을 위한 식사인지 여러 부인들이 감자를 깎고 있었습니다. 장례는 이곳 대다수가 그렇듯이 동방정교회식으로 한답니다. 이곳 가까이에도 동방정교회 성당이 있는데 작년에 돌아가신 엄마 옆에 묻히려고 좀 멀리 있는 성당으로 간답니다. 이곳 장례는 날씨가 더운 탓인지 이튼 날 바로 한답니다. 성당 주변에 묘지들이 모여 있습니다. 부디 이 어린이의 영혼이 빈부와 품격을 초월한 하느님의 나라에서 못 다한 영복을 누리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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